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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SQUARE 2026

    AI는 하한선을 올릴 뿐, 상한선을 끌어내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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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PENPATH
    Sep 18, 2026
    AI는 하한선을 올릴 뿐, 상한선을 끌어내리지 않는다
    Contents
    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지금까지 어떤 일을 해오셨나요?Q. AI로 디자이너의 역할이 넓어졌다고들 해요. 어떻게 보세요?Q. AI를 실무에 어떻게 쓰고 계세요? 개인으로 쓸 때와 팀에서 쓸 때가 다를 것 같아요.Q. 실제 프로젝트에서 효과를 본 것과 기대에 못 미친 것이 궁금해요.Q. AI로 만드는 게 쉬워졌는데, 그만큼 결과물도 좋아졌을까요?Q. 아직 시작하지 못한 분들은 뭐부터 하면 될까요?Q. AI 시대에 디자이너가 길러야 할 역량, 딱 하나만 꼽는다면요?Q. 마지막으로, OPEN SQUARE에서 어떤 이야기를 풀어주실 예정인가요?

    안녕하세요, 오픈패스(OPENPATH)입니다. AI가 화면도, 모션도 몇 초 만에 뽑아주는 요즘, "내가 쌓아온 건 뭐가 되지?" 하는 생각 한 번쯤 해보셨죠.

    이번 인터뷰에서는 그런 변화를 여러 번 겪어온 분을 만났습니다. 애니메이션에서 시작해 25년 가까이 인터랙션을 만들어온, 듀오톤의 한대진 CD님입니다.


    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지금까지 어떤 일을 해오셨나요?

    듀오톤에서 인터랙션과 여러 미디어 작업을 맡고 있는 한대진입니다. 2000년대 초반에 시작했으니 디자인 업계에서 25년쯤 됐네요. 애니메이션 전공으로 시작해서 영상업계를 거쳐 UX/UI로 오게 됐어요.

    제가 하는 일은 크게 세 가지로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보기 좋은 움직임을 만드는 것, 정확한 움직임을 만드는 것, 실제로 쓸 수 있는 움직임을 만드는 것. 이 중에서는 마지막이 제일 중요해요. 아무리 예쁘게 만들어도 라이브가 되지 못하면 안 만든 거나 마찬가지거든요.

    Q. AI로 디자이너의 역할이 넓어졌다고들 해요. 어떻게 보세요?

    제가 자주 쓰는 비유가 운전면허예요.

    면허가 없으면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좁잖아요. 면허를 따는 순간 갈 수 있는 곳이 확 넓어지고, 운전을 오래 할수록 조금씩 더 넓어지고요. 지금이 딱 그런 상황 같아요. 이걸 알아챈 사람은 적응할 거고, 모르고 지나가면 활동 반경은 그대로 남겠죠.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일까지 넓어지나요"라고 물으시면 답을 드리기가 어려워요. 저는 운좋게도 PC에서 모바일로, SD에서 HD로, HD에서 4K로, 멈춰 있는 웹에서 움직이는 웹으로 넘어가는 걸 다 겪어봤습니다. 그때마다 적응할 사람은 적응했고 넓힐 사람은 넓혔어요. 특출난 사람들이 아니었고요. 그래서 저한테 AI는 새로운 현상이라기보다 익숙한 변화가 한 번 더 온 쪽에 가까워요.

    영역도 딱 집어서 말하기 어렵습니다. 사방으로 길이 다 열려 있으면 가고 싶은 쪽으로 가면 되니까요. 극단적으로, 의상 디자인을 하다가 건축 디자인으로 넘어간 분도 봤어요. 요즘은 그런 이동이 크게 어려운 시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에이전시로 한정지어도 마찬가지예요. 기획이나 프로젝트 매니지먼트는 디자이너가 늘 맡아온 영역은 아니잖아요. 디자이너 영역이 넓어지는 걸 넘어서 아예 다른 직무로 옮겨갈 수도 있는 거죠.

    Q. AI를 실무에 어떻게 쓰고 계세요? 개인으로 쓸 때와 팀에서 쓸 때가 다를 것 같아요.

    개인 작업에서 가장 크게 바뀐 건 속도예요. 예전에 일주일, 빨라도 2~3일 걸리던 걸 이제는 "하루 만에 드릴게요"라고 말할 수 있게 됐어요. 저는 다루는 범위를 더 넓히는 것보다 이쪽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팀은 약간 다릅니다. 저희 팀에서는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보다는 일을 거들어주는 도구를 만들거나 진행 속도를 올리는 데 초점을 두고 있어요. 데스크 리서치를 예로 들면, 다섯 명이 일주일 동안 모은 자료를 리포트로 묶어서 고객사에 넘겨야 하는데 작년까지만 해도 두세 명이 밤을 샜어요. 지금은 정리하고 맞춤법 보는 것까지 한 사람이 하루면 끝납니다. 개인 속도가 빨라지는 것과는 다른 얘기예요. 팀이 힘들어하던 지점이 풀리는 거니까요.

    영상처럼 반복되는 제작 작업도 AI로 돌리고 있어요. 다만 "AI야 만들어줘"라고 하지는 않아요. 대본 초안을 쓰고, 이 대본을 애프터 이펙트에서 바로 장면으로 만들어주는 도구를 하나 짜달라고 해요. 그다음엔 그 도구를 만들어주는 도구까지 요청하고, 마지막에 전부 한 벌로 묶고요.

    이렇게 하면 두 가지가 남아요. 묶어둔 한 벌은 그 자체로 완결된 도구라서, 제 작업물이 아니라 사내에서 누구나 꺼내 쓸 수 있는 도구로 배포할 수 있어요. 그리고 만들어지는 과정을 들여다보면 AI가 어떤 순서로 생각하는지가 보입니다. AI를 어디까지 제어할지, 이른바 하네스*를 고민할 때 어떤 조건과 기능이 필요한지 감이 잡히고요.

    ✔️

    하네스(Harness): AI가 정해진 범위와 형식 안에서만 움직이도록 감싸주는 규칙과 장치. 말을 다루는 마구(馬具)에서 온 표현이다.

    Q. 실제 프로젝트에서 효과를 본 것과 기대에 못 미친 것이 궁금해요.

    새로운 AI 솔루션으로 서비스 방향을 제안하는 프로젝트가 있었어요. 리서치 단계에서 사용자 시나리오를 만들어야 했는데, 시나리오 자체는 어렵지 않아요. 페르소나를 만들고 행동을 유추하면 되고 생각보다 도구도 많습니다.

    문제는 글로만 쓰면 양이 너무 많아서 고객사가 한 번에 이해하기 어렵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스토리보드로 풀어보면 어떨까 논의해봤습니다. AI가 없었으면 작업량 때문에 쉽게 꺼내기 어려운 제안이었죠.

    AI에게 시나리오와 상황을 먼저 만들게 하고, 거기 맞는 장면과 앵글, 앞뒤 연결을 계속 보강해 달라고 했어요. 장면은 스토리보드 작업에 잘 맞는 이미지 생성 AI로 뽑은 뒤 작업자들이 손을 더했습니다. 예전 방식이면 최소 한두 달 걸렸을 일이 2주에 끝났어요.

    이 경험으로 두 가지를 배웠어요. 앞으로 고객사도 이 속도로 요청하겠구나, 못 맞추면 버티기 어렵겠구나. 그리고 이 속도가 가능하긴 한데 그냥 되는 건 아니구나. 손 가는 일은 줄었는데 머리 쓰는 일은 오히려 늘었거든요.

    실패한 것도 있어요. 도입 단계, 그러니까 초반에 제 머릿속에 있던 구조와 설계를 팀원들에게 그대로 따라와 보라고 했습니다. 제가 만든 걸 넘겨주면 다들 딸깍하고 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그건 제 경험에서 나온 거라 다른 사람 머릿속에는 없는 거잖아요. 다들 소화하기 힘들어했습니다.

    그래서 방법을 바꿨어요. 지금은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은지, 본인 머리를 써야 하는 부분과 안 써도 되는 부분이 어디인지를 나눠서 논의합니다. 디자이너는 직관으로 일해온 사람들이라 이런 비직관적인 도구가 낯설 수밖에 없거든요. 말을 잘 안 듣는 도구를 어떻게 말 듣게 만드는지, 그 요령을 나누는 쪽이 훨씬 중요한 것 같아요.

    Q. AI로 만드는 게 쉬워졌는데, 그만큼 결과물도 좋아졌을까요?

    중요한 질문인데, '좋아졌다'를 뭘로 보느냐에 따라 좀 달라요.

    제가 종이 공작을 한다고 해볼게요. 그동안 쓰던 도구가 어린이용 가위였다면, AI를 쥐여주는 건 아주 잘 드는 가위를 주는 거예요. 잘리는 성능은 정말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잘 잘리는 것과 잘 만드는 건 다른 이야기죠.

    프로토타입으로 예를 들어볼게요. 프로토타입은 예쁘게 만드는 작업이 아니라 우리 제품이 어떻게 만들어질 거고, 이렇게 설계했고, 이렇게 작동한다는 걸 설득하는 작업이잖아요. 그래서 모션이 조금 투박해도 괜찮다고 봐요. 고객사가 "이렇게 설계했고 우리 제품이 이렇게 움직이겠구나"라고 분명하게 알아들으면 그건 성공이에요. 결과물이 다 비슷해 보여도 의도가 분명하고 설득이 되면 의미가 있고요.

    그러니 빠르게, 좋은 완성도로 만들게 된 건 분명히 좋아진 게 맞아요. 다만 그게 필요한 걸 만들었느냐와는 다른 얘기죠. 보기 좋은 쪽만 좇다 보니 표현만 화려해진 면도 있습니다. 다들 잘하니까요.

    실제로 만드는 일보다 앞에 있는 게 고객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고, 진짜 필요한 게 뭔지 알아내는 일이에요. 만드는 게 쉬워진 만큼 무엇을 만들지 정하는 일이 그대로 남거든요.

    Q. 아직 시작하지 못한 분들은 뭐부터 하면 될까요?

    AI가 언어 모델부터 퍼진 건 디자이너 입장에서 좀 아쉬운 지점이에요. 결과물이 그림이든 영상이든, 시키는 건 결국 글이니까요. 원하는 걸 순서와 조건으로 쪼개는 일, 그걸 오해 없는 단어로 옮기는 일이 동시에 필요해요. 수학 문제 정리하듯 따지면서 글 쓰듯 표현해야 하는 건데, 디자이너가 평소에 훈련해온 조합은 아니죠.

    그럼 쉬운 것부터 가면 돼요. 제일 중요한 건 명령을 내리는 방법이에요. 안 써보신 분들이 가장 먼저 벗어나야 할 게 "그냥 해줘"랑 "뭐야", 이 두 개입니다. 질문을 정리해서 던지는 것만으로도 답의 품질이 확 올라가요. 이걸 한 번 겪고 나면 그다음부터는 다듬어가면서 어떤 모델에나 통하는 질문 방식이 잡히고요. 실무에 붙이는 건 거기서부터 훨씬 쉬워져요.

    Q. AI 시대에 디자이너가 길러야 할 역량, 딱 하나만 꼽는다면요?

    자기가 하려는 걸 객관적으로 보는 능력입니다.

    보통 디자이너가 제일 힘들어하는 게 클라이언트의 니즈를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는 거예요. 진짜 뭘 원해서 이 말을 했는지를 놓치고, 겉으로 나온 단어만 붙잡고 있다가 거기에 끌려가요. 그러다 본인도 힘들고 클라이언트도 힘들어지고요.

    AI 앞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져요. 내가 진짜 뭘 원하는지가 정리가 안 되니까 명령이 애매하게 나가고, 답도 애매하게 나와요. AI에게 시킬 때 제일 중요한 건 자기 욕구와 필요를 객관적으로,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이에요. 원래도 알아야 하는 거였는데 이제 더 중요해진 거죠.

    좋은 훈련 방법이 있어요. 저는 AI한테 되물어보라고 합니다. 내가 쓴 요청을 그대로 붙여놓고, 이 사람이 원하는 게 뭐로 읽히냐고 물어보는 거예요. 내 의도랑 다르게 읽히면 그건 AI 문제가 아니라 내 문장 문제거든요. 이걸 몇 번 하면 내 머릿속이 어디서 뭉개져 있었는지가 보여요.

    책은 소설을 추천해요. 상황이랑 감정이랑 인과가 한 덩어리로 굴러가는 걸 계속 따라 읽게 되잖아요. 그러다 보면 남이 왜 이렇게 말했는지를 자연스럽게 짚게 돼요. AI한테 상황을 설명할 때 필요한 게 딱 그거고요.

    그리고 AI 시대가 오기 전부터 팀원들에게 자주 했던 말이 파이썬을 배우라는 거였어요. 지금은 코드를 AI가 써주니까 더 그렇습니다. 짧은 거라도 직접 만들어보면 컴퓨터한테 일을 시킬 때 뭘 정해줘야 하는지가 몸에 남거든요. 입력이 뭐고 순서가 어떻게 되고 어디서 갈라지는지요. 그게 잡히면 AI한테 시킬 때 말이 달라져요.

    Q. 마지막으로, OPEN SQUARE에서 어떤 이야기를 풀어주실 예정인가요?

    먼저 불안 이야기부터 하려고 합니다. 이 영역에 관심 있는 분들은 정체를 알기 어려운 불안이 하나쯤 있을 것 같아서요. 내가 쌓아온 게 의미 없어지는 거 아닌가 하는 거요. 흔히 AI가 하한선을 올린다고 하잖아요. 도구가 좋아질 때 벌어지는 일은 대체로 비슷해요. 못 만들던 사람이 어느 정도까지는 만들게 되는 거지, 잘하던 사람이 못하게 되지는 않거든요. 올라가는 건 바닥이지 천장이 아니에요. 그러니 내 실력이 없어질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다만 바닥이 올라가니까 안 쓰면 그만큼 밀리긴 해요. 그래서 필요한 건 대단한 각오가 아니라 새 도구를 한번 열어보는 용기입니다.

    그다음은 AI를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이에요. 아직 실무에서는 사이트 들어가서 채팅으로만 쓰시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런데 같은 도구라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결과가 꽤 달라져요. 예를 들면 저는 케이브맨*이라고 이름 붙인 스킬을 하나 쓰는데, 이름 그대로 말을 짧게 만드는 장치예요. 이런 것들을 몇 개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

    케이브맨(Caveman) 스킬: AI 코딩 에이전트(예: Claude Code나 Codex 등)가 불필요한 인사말이나 장황한 설명 없이 원시인처럼 짧고 압축된 방식으로 응답하게 만들어 토큰 사용량을 줄여주는 플러그인

    마지막으로는 저희가 안에서 만들어 쓰는 것들을 꺼내보려고 해요. 인터랙션을 쭉 모아둔 샘플 페이지, 그리고 와이어프레임인데 클릭하면 실제로 움직이는 사이트예요. 왜 이런 걸 만들게 됐는지부터 이야기하고, 데모도 그 자리에서 직접 만져보실 수 있게 준비해보려고 합니다.

    인터랙션이나 모션은 늘 개발에 넘겨왔는데 어디까지 내 손으로 되는지 궁금하셨다면, 그 답을 조금은 가져가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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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지금까지 어떤 일을 해오셨나요?Q. AI로 디자이너의 역할이 넓어졌다고들 해요. 어떻게 보세요?Q. AI를 실무에 어떻게 쓰고 계세요? 개인으로 쓸 때와 팀에서 쓸 때가 다를 것 같아요.Q. 실제 프로젝트에서 효과를 본 것과 기대에 못 미친 것이 궁금해요.Q. AI로 만드는 게 쉬워졌는데, 그만큼 결과물도 좋아졌을까요?Q. 아직 시작하지 못한 분들은 뭐부터 하면 될까요?Q. AI 시대에 디자이너가 길러야 할 역량, 딱 하나만 꼽는다면요?Q. 마지막으로, OPEN SQUARE에서 어떤 이야기를 풀어주실 예정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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